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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9월의 시- 문병란 (명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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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9월의 시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작가 소개 ]

문병란

 

1935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1961년 조선대 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59~1962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하였다. 조선대 인문대 교수와 재단이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광주전남대표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지역문화교류재단 이사장으로 있다. 무등산 밑 지산동 122-2번지에 서은문학연구소를 개원하였으며, 대구의 「낙동강 문학」, 서울의 「문학예술」, 부산의 「문예시대」와 교류하면서 시문학 연구와 후진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정당성』,『죽순 밭에서』, 『동소산의 머슴새(서사시), 『인연서설』등 30권의 시집이 있으며, 『저 미치게 푸른 하늘』, 『영원한 인간상』등 다수의 산문집이 있다. 요산문학상, 광주예술상, 박인환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