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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기도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운 봄바람에
꽁꽁 닫혔던 마음의 창
스르르 열리게 하소서
꽃눈 틔우는 실가지처럼
이 여린 가슴에도
연초록 사랑의 새순 하나
새록새록 돋게 하소서
창가에 맴도는
보드랍고 고운 햇살같이
내 마음도 그렇게
순하고 곱게 하소서
저 높푸른 하늘 향해
나의 아직은 키 작은 영혼
사뿐히
까치발 하게 하소서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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